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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기원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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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기원

더봄

필립 샌즈 지음, 정철승.황문주 옮김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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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세계 최고권위 밸리 기포드 논픽션상(전 새뮤얼 존슨상) 수상(2016)
★가디언·파이낸셜타임스.타임스.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2016)
★아마존 선정 ‘올해의 논픽션’(2017)
★브리티시 북어워드 ‘논픽션상’ 수상(2017)
★선데이타임스.아마존 베스트셀러,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2017)

이 책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인 저자의 외할아버지 가족에 대한 회고록이자
인권과 정의에 대한 개념이 탄생한 뉘른베르크 재판을 둘러싼 국제정치 논픽션,
유대인 학살을 명령한 전범들을 단죄하기 위한 두 변호사의 법정 드라마다.


유대인을 비롯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나치 전범들에게 적용한 ‘대량 학살’과 ‘반인륜 범죄’라는 죄명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저명한 국제 인권 변호사이자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교수인 저자는 2010년 국제법 특강을 위해 우크라이나 리비우를 방문했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외할아버지 고향인 리비우에서 ‘대량 학살’과 ‘반인륜 범죄’라는 개념이 처음 싹텄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자신도 몰랐던 외할아버지(유대인)와 어머니의 삶을 하나씩 접하게 되고, 동시에 리비우대학의 두 법학도가 뉘른베르크 군사법정에서 등장하게 될 ‘인류 정의의 기준’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2중의 탐정소설”로 규정한다. 나치 점령 하의 유럽에서 살았던 유대인 외할아버지의 비밀스런 삶을 추적하는 동시에, 라파엘 렘킨(제노사이드)과 허쉬 라우터파하트(인도에 반하는 죄) 교수의 국제 인권법의 기원을 추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광기가 지배했던 시절의 가슴 아픈 가족 혹은 민족사이자, 인권과 인류 정의의 탄생 과정을 탐구한 이 책은 유럽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역사는 일본 강점기와 정부 수립 전후의 혼란기(4·3과 여순항쟁), 한국전쟁(보도연맹사건, 노근리학살), 4·19와 5·16, 유신과 5·18 속에 살아 있기 때문이다.

‘리비우’라는 도시와 네 사람의 인연 : 대체 리비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시작은 한 통의 초대장이었다. 발신지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리비우대학. 국제인권법 권위자이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법학교수인 필립 샌즈에게 강연을 의뢰하는 편지였다. 저자는 ‘리비우’라는 지명에 끌렸다.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고향이었기 때문. 할아버지는 자신의 인생 전반에 걸쳐 겪었던 일에 대해 일절 말한 적이 없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저자의 외할아버지가 태어난 1904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 속했던 리비우는 우크라이나인, 폴란드인, 유대인 등의 민족이 어우러져 살아온 땅으로, 시시각각 바뀌는 지배자의 언어에 따라 렘베르크, 로보프, 리보프, 리비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역사의 격류에 휩쓸렸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비우는 저자의 외할아버지의 고향만은 아니었다. 국제법의 중요한 개념인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연구한 두 명의 유대계 법학자, 즉 렘킨과 라우터파하트 역시 같은 도시에서 공부했던 것이다.
그들의 삶은 나치 독일의 전범들을 심판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조우한다. 그곳에는 그들과는 악연인 한 사람의 중요한 인물이 있었다. 히틀러의 개인변호사였고 나치독일의 폴란드 총독을 지낸 한스 프랑크! 그는 폴란드에 살고 있던 유대인들의 말살을 명령한 장본인이다. 그에 따라 저자의 외할아버지 일가도, 두 법학자의 일가도 모두 죽임을 당했다.
필립 샌즈는 취재 과정에서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교수형을 받은 한스 프랑크의 아들도 만났다. 그는 말했다. “저는 사형제도에 반대합니다. 다만 제 아버지 경우만 제외하고요. 그는 범죄자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주머니에서 한 장의 사진을 꺼냈다. 그 사진이 책 끝부분에 실려 있다. 독자는 그 장면에서 숨을 멈출 것이다.

나치 점령기를 겪은 저자 외할아버지의 불가사의한 가족사에 대한 탐구여행
유럽의 주요 문화 중심지였지만 오늘날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도시. “우크라이나의 파리”라고 불리는 도시. 렘베르크(Lemberg), 로보프Lw?w, 리보프(Lvov) 또는 리비우(Lviv) 등 다양하게 불렸던 도시. 폴란드 남동부와 우크라이나 북서부에 걸친 갈리치아 지역의 이 도시는 합스부르크 제국의 동쪽 전초 기지, 러시아의 서쪽 구석, 독립된 우크라이나의 자랑스러운 도시로 여러 나라와 국경이 겹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그곳에는 약 10만 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연유로 이 도시는 20세기 초반 역사의 격류에 휩쓸렸다.
저자가 2010년 리비우 대학으로부터 ‘제노사이드’와 ‘인류에 대한 범죄’에 관한 강연 초청장을 받았을 때, 그는 특별한 역사적 우연의 일치를 발견했다. 필립 샌즈는 100년 전 무렵 유대계 외할아버지가 살았던 문화적, 지적 토양이 풍부한 이 리비우 도시를 배워보려는 생각에 초대를 흔쾌히 수락했다.
저자의 외할아버지 레온 부흐홀츠는 렘베르크에서 1904년 5월 출생하여 1937년 비엔나에서 리타 란데스와 결혼했고, 1년 후 저자의 어머니인 루스가 태어났다. 1938년 독일이 오스트리아를 병합한 이후 레온은 혼자 파리로 떠났다. 1939년 여름, 저자의 어머니는 누군지 모를 사람에 의해 파리에 있는 외할아버지에게 보내지고, 외할머니는 유대인에게 위험한 도시 리비우에 남았다. 어린 시절 저자는 파리에 살고 있던 외할아버지로부터 엄혹한 가족사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결국 저자는 외할아버지의 불가사의한 삶과 나치 점령 하에서 살아남은 어머니의 어린 시절에 대한 탐구여행을 시작한다.

가슴 아픈 가족사를 추적하며 인권과 인류 정의의 탄생 과정을 탐구한 책!
‘이스트 웨스트 스트리트(East West Street)’는 저자의 외할아버지의 고향인 동시에 ‘제노사이드’와 ‘반인륜 범죄’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싹튼 곳이다. 저자는 리비우를 방문하면서 자신도 몰랐던 외할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의 비밀을 하나씩 찾게 되고, 동시에 (당시) 리비우대학의 두 법학도가 훗날 뉘른베르크 군사법정에서 ‘인류 정의의 기준’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책 속에는 전쟁특파원이자 소설가인 쿠르지오 말라파르테나 유대인 아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한 엘시 틸니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역사 속 의인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중요 인물은 셋으로 압축된다. 저자의 외할아버지 레온 부흐홀츠,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를 창안한 라파엘 렘킨, ‘반인륜 범죄’를 창안한 허쉬 라우터파하트.
이야기는 세 남자의 삶의 궤적과, 제2차 세계대전 전후 유대인들에게 닥친 사건들을 추적한다. 그들은 한스 프랑크의 유대인 말살 명령으로 절멸되다시피 하는데, 그중에는 라우터파하트와 렘킨의 일가족도 포함된다. 이 세 사람은 1945년 10월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재판정에서 만나 인류의 정의에 따라 악연을 절묘하게 마무리 짓는다.
저자 필립 샌즈는 브리티시 북어워드 논픽션상을 받는 자리에서 이 책이 “2중의 탐정소설”이라고 말했다. 나치에 점령당한 유럽에서 가족들에게 닥친 가혹한 운명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을 거치면서 ‘국제인권법/인류 정의의 기준’의 기원과 탄생 과정을 동시에 추적한 것이기 때문이다. 제노사이드(대량 학살)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저지른 전범 처단을 위해 바친 투쟁과 역사적인 재판 과정, 가족사를 파헤쳐가는 추적이 씨줄과 날줄로 이어져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완성된다.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두 유대인 학자의 삶!
1945년 11월 20일 독일 바이에른주(州) 뉘른베르크에서 인류의 양심과 정의를 실현하는 역사적 재판이 열렸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유대인을 비롯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나치 전범들에 대한 단죄가 이루어졌다. 재판 결과 142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12명이 사형 판결을 받았다.
뉘른베르크 재판은 역사상 처음으로 괴링, ‘폴란드의 도살자’라고 불리는 한스 프랑크 등 국가지도자급 나치전범들을 국제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 재판으로 현대 국제정치와 국제인권법의 중심이 되는 ‘인류에 대한 범죄’와 ‘제노사이드(민족말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탄생했다. 인류에게 정의가 필요할 때 라파엘 렘킨과 허쉬 라우터파하트가 ‘이스트 웨스트 스트리트’에서 만든 기적이었다.
뉘른베르크 재판이 끝날 때 라파엘 렘킨과 허쉬 라우터트가 기소한 사람이 나치에 점령된 리보프 주변의 유대민족(저자의 친족을 포함해서)을 몰살시켰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저자는 나치 범죄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렘킨과 라우터파하트가 밝힌 범죄의 범위를 규정하는 동시에 두 사람이 전범의 죄명을 명확히 하고 반드시 단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과정을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책에서 ‘제노사이드’(라파엘 렘킨)와 ‘인도에 반하는 죄’(허쉬 라우터파하트)라는 아이디어를 동시대에 탄생시킨 두 사람의 지적 경로도 엿볼 수 있다. ‘현대 인권 운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 두 사람은 서로를 알지 못한 채, 리비우대학의 같은 교수 아래에서 법률을 공부했고 세계를 변화시킨 ‘인도주의 법(humanitarian law)’이라는 혁명적 개념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나치 전범들을 기소할 주요 범죄 요건으로, ‘민족말살’과 ‘인도에 반하는 죄’를 적용하기 위해 그들의 생애를 바쳤다.
저자는 이러한 사실을 파헤치는 추적 과정을 스릴러 방식으로 전개해 나감으로써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전혀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미미한 단서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몇 년에 걸쳐 끈질기게 추적한다. 산더미 같은 과거의 문서들, 퇴색한 사진, 판독하기조차 어려운 메모, 오래된 교실, 기차역의 잔해, 불타버린 유대교 회당의 흔적, 버려진 점포, 유대인 말살수용소 유적, 졸업장 등을 뒤지고 탐색한다. 결국 저자는 법학교수 허쉬 라우터파하트가 뉘른베르크에 도착하는 상황을 소설처럼 긴박하게 그려내며, 저자 자신의 조상이 허쉬 라우터파하트가 기소하고 판결한 사람에 의해 몰살당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일본군 성노예, 광주학살……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인권’과 ‘정의의 기준’
이 책은 인류에게 ‘정의의 기준’을 제공한 국제법의 근원과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개인적 탐구이다. 변호사로서 저자가 갖고 있는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바라보고 대처하는 자세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특히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를 저지르고도 아직도 여전히 진정한 사과와 반성을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 ‘전범국가 일본’ 그리고 그 희생자(위안부 할머니)가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국에서 출간된 점은 더욱 의미가 깊다.
유엔에서는 ‘일본군 성노예(위안부)’를 “반인륜 범죄”이자 “제노사이드”, “전쟁범죄”로 처리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가령 2000년 6월 유엔은 “무력충돌 시 성노예 운영에 대한 특별보고서”에서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의해 자행된 ‘일본군 성노예’는 희생자들에게 어떤 보상이나 법적 책임 인정이 없었고, 범법자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은 잔학 범죄로 규정했다. 그러므로 관련 시민단체나 운동가 등이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문제를 새로운 차원으로 접근할 때 유용한 시각적 틀과 지적, 법률적 바탕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직 광주학살 ‘최초 발포 명령자’도 밝히지 못하는 등 5·18 진상규명이 제대로 되지 못한 현실, 게다가 학살의 최고주범이 당당하게 이윤추구 행위(회고록 발간) 등을 하고 있는 작금에 수사권을 가진 진실재조사위원회가 5·18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고, 더 나아가 광주학살 범죄자들도 유엔 인권위에서 ‘대량학살’, ‘반인륜범죄’로 조사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문제 해결에 모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 보도된 관련 뉴스

1. 인권변호사 샌즈, 전쟁범죄 역사서로 논픽션 문학상 수상_2016.11.16

【런던= AP/뉴시스】차의영 기자 = 국제 인권변호사로 유명한 필립 샌즈가 전쟁범죄자의 처단을 위해 바친 투쟁과 역사적인 조사사건, 가족사의 회고 등을 엮은 저서로 15일(현지시간) 영국의 대표적 논픽션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스트 웨스트 스트리트: 대량학살의 기원과 인도에 반하는 범죄들"( East West Street: On the Origins of Genocide and Crimes Against Humanity)이란 제목의 이 책은 이 날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금 3만 파운드(37000달러)의 밸리 기포드 상을 받았다.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소송사건을 맡아온 필립 샌즈 변호사는 이 책이 "2중의 탐정소설"이라고 말했다. 책의 내용이 나치에 점령당한 유럽에서 자기 가족들의 투쟁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나치 간부들에 대한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을 거치면서 발생한 국제 인권법의 기원을 동시에 추적한 것이기 때문이다.
시상식에서 스테파니 플랜더스 심사위원장은 샌즈의 책이 "세계사의 다층의 기록과 함께 책 자체로 만족스럽고 서스펜스로 가득한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전의 이름이 사뮤엘 존슨 상이었던 이 상은 영어로 쓰여진 논픽션이면 저자가 어느 나라 국적이든 심사대상이 된다.
최종까지 샌즈의 책과 함께 심사에 올랐던 책으로는 벨라루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의 "세컨드-핸드 타임"(Second-hand Time), 마고 제퍼슨의 시카고회고록 "네그로랜드"(Negroland), 리비아 작가 히샴 마타르의 자기 아버지의 운명을 추적하고 발견해낸 이야기 "귀향"(The Return)이 있다.

2. [세계의 베스트셀러-영국] 나치 戰犯 단죄의 순간 _2017.04.22
【조선일보】 1945년 11월 20일 독일 바이에른주(州) 뉘른베르크에서 인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재판이 시작됐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 나치 전범(戰犯)들에 대한 단죄가 이곳에서 실현됐다. 이 역사적 재판에서 유대인을 비롯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전범들에게 적용한 ‘대량 학살’과 ‘반인륜 범죄’라는 죄명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저명한 국제 인권 변호사이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교수인 저자 필립 샌즈는 지난 2010년 국제법 특강을 위해 우크라이나 리비우를 방문했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외할아버지 고향인 이곳에서 ‘대량 학살’과 ‘반인륜 범죄’라는 개념이 처음 싹텄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자신도 몰랐던 외할아버지(유대인)와 어머니의 삶을 하나씩 접하게 되고, 동시에 리비우대학의 두 법학도가 뉘른베르크 군사법정에서 등장하게 될 '인류 정의의 기준'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을 책 ‘EAST WEST STREET’에 담았다.

□ 독자들에게

리비우(Lviv)는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세기 내내 이 도시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동쪽 외곽에 위치한 렘베르크(Lemberg)로 알려져 왔다. 제1차 세계대전 직후 이 도시는 신생 폴란드의 일부가 되어 로보프(Lwów)로 불리게 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소비에트가 이 도시를 점령하자 리보프(Lvov)가 되었다. 1941년 7월, 독일군이 전격적으로 이 도시를 점령한 후, 총독령의 갈리치아 관구의 수도로 정하면서 다시 렘베르크로 알려지게 되었다. 1944년 여름, 적군(Red Army, 소비에트군)이 나치 독일에 승전함으로써 이 도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되었으며, 현재까지 사용되는 이름인 리비우로 불리게 되었다. 그렇지만 독일의 뮌헨 공항에서는 여전히 이 도시를 렘베르크로 표시한다.
이처럼 렘베르크, 리비우, 로보프, 리보프는 같은 도시이다. 주민들의 구성과 국적이 바뀔 때마다 이름이 바뀌었지만 위치와 건물들은 변함이 없다. 이 도시는 1914년부터 1945년까지 지배자가 무려 여덟 번 이상 바뀌었기 때문에 필자는 이 도시를 언급할 때마다 어떻게 부를 것인가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결국 이 책에 서술한 여러 사건이 벌어진 시점에 이 도시를 통치한 사람들이 불렀던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필자는 이 책 전체에서 이 도시를 렘베르크라고 지칭할까도 생각했었다. 렘베르크라는 단어가 역사에 대한 부드러운 감정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내 외할아버지의 어린 시절 도시 이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선택은 자칫 우크라이나의 영토인 이곳이 러시아와 충돌 당시 패배했던 사람들에게 피해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 같았다. 20년간 불렸던 로보프라는 이름이나, 1918년 11월 격동의 며칠 동안 불렸던 리비우라는 이름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는 이 도시를 통치한 적이 없으나 만약 그랬다면 사자의 도시, 즉 레오폴리스(Leopolis)라고 불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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